캘거리 집들은 왜 거의 파스텔 색깔이에요?

글쓴이: 
김목사

몇년 전 토론토에서 캘거리를 방문한 분이
이런 질문을 했다. "캘거리 집들은 왜 거의 파스텔 색깔이에요?"
그러고 보니 그렇다. 토론토에 가보니 집 색깔이 빨간 색
혹은 원색이나 진한 색이 많았다. 벽돌로 바깥을 치장하니
그런 색깔이 많이 나는 것 같다.

그런데 캘거리의 집들은 파스텔 색깔이 많다. 파스텔 색깔이란
강렬한 원색이 아닌 옅은 색을 의미한다. 혹시 당신이 왜
캘거리 집들이 파스텔 색깔이 나는지 이에 대한 대답을
하실 수 있는지... 그렇다면 당신은 캘거리에 상당히 오래 사신
분이거나 건축에 대하여 조예가 있으신 분이다.

나 역시 2년 전에만 해도 왜 캘거리 집들이 파스텔 색깔이
많은지 잘 몰랐었다. 그러나 건축회사 사람에게 요청하여
단독주택을 새로 지어보면서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캘거리는 날씨가 건조하여 목조건물이 많다. 그런데 추위도
상당하고, 때로는 5-6월 우기도 가끔 있다. 이에 합당한
외관 건축 재료를 쓰는 중에 캘거리는 stucco를 즐겨 쓴다.
stucco는 나무 판자로 일단 벽을 세우고, 그 위에 기름종이를
바르고, 그 위에다 철망을 씌우고, 또 그 위에다 시멘트를
바르는 것이다.

한국 같으면 건물 외관에 벽돌을 쌓고 그 위에다 시멘트를
바르지만, 캘거리는 날씨로 인하여(추위, 습도 적음) 이런
stucco를 많이 쓴다. 그런데 한국 같으면 시멘트를 바르고
그 위에다 페인트를 하지만, stucco는 시멘트를 바를 때
미리 색깔을 시멘트에 섞어서 만든 후에 바른다.

그런데 이때 색깔을 내면서 하얀색을 많이 쓰게 된다.
이 하얀색이 캘거리의 집들을 파스텔 색깔을 내게 만든다.
만약 색깔을 진한 색으로 하면 white bleeding 현상이 나게
된다. 즉 하얀 색이 진한 색과 잘 배합이 되지 않아
하얀 색이 피가 흐르듯이 번지는 현상이다. 이 white
bleeding 현상이 나면 집 외관이 보기 싫게 된다.

고로 stucco 색깔은 대개 옅은 색깔을 쓰게 되고...
거기다가 하얀 색이 많이 들어가니 자연스럽게 파스텔 색깔의
집들이 많게 된다. 그리고 stucco가 파스텔 색깔이다 보니
그 외에 집 외관 색깔도 거기에 매치를 시키게 되고...
그러다 보니 집 전체가 파스텔 색깔이 많다.

그러나 요즘은 바닐로 외관을 치장하는 집들이 많이
생겨난다. stucco가 한 10년 지나서 더러워질 때 청소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stucco보다 비닐이 건축비가 더
저렴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러나 이때에도 비닐의 색깔
역시 강렬한 원색이 아닌 파스텔 색깔의 비닐을 즐겨쓴다.
원색보다 고상하기도 하고... 파스텔 색에 익숙하다 보니
강한 색은 좀 어색 하기도 하고...

그런데 요즘 캘거리 집들 중에 제법 비싼 집들은 진한 색의
stucco를 많이 쓴다. 이때 일어나는 white bleeding 현상을
기술적으로 제거하고.. 더하여 코팅처리도 하여 내구성도
많게 한다. 하여간 요즘 캘거리에 비싼 집들이 상당히
많이 생긴다. 오일 산업으로 인한 활황의 영향이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비싼 집들을 보면서 한숨짓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캘거리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